"1억 마피에도 안 팔린다"…생숙·지산은 여전히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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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늪 길어지는 수익형 부동산
주거용 변경 어렵자 수요자 외면
잔금납부 연장위해 소송 잇따라
미납땐 시행·건설사 자금난 가중
공급폭탄 지산 경매물량도 2배↑
[서울경제]
주택시장과 달리 생활숙박시설(생숙)과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낮았던 2020~2021년 투자 열풍에 과잉공급이 이뤄진 데다 실거주 불가 등 각종 규제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결국 자금난을 버티지 못한 소유자들은 수 천 만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떨이 매각에 나서고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르웨스트’ 분양권 매물은 1억 원에 달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에도 불구하고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용면적 74㎡의 분양가는 평균 13억 원대였는데, 현재 매물에는 최고 1억 4500만 원 수준의 마피가 붙었다. 사실상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전액 포기한 셈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서는 롯데캐슬르웨스트는 2021년 8월 분양 당시 876실 모집에 57만 5940명이 몰리며 평균 65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후 억대 프리미엄이 붙었던 곳이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생활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지팰리스’ 분양권 매물에도 최소 1000만 원의 마피가 붙었다.
취사가 가능한 생활숙박시설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0~202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청약통장 없이도 누구나 분양받을 수 있는 데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거주 규제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불분명해 전입신고가 가능하고, 세입자를 들여 임대 수익을 얻는 사례가 많았다. 투자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2021년 건축법에 생활숙박시설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숙박업 신고가 필요하다고 명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거로 사용하려면 오피스텔이나 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내년부터 매년 공시가격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한 생활숙박시설 수분양자는 “주차장과 복도 등 건축 기준이 달라 사실상 용도변경이 불가능한데다 은행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며 잔금 대출도 어려워진 상항”이라고 토로했다.
수분양자들은 시행사를 상대로 ‘사기분양’ 단체소송을 벌이고 있다. 롯데캐슬르웨스트 수분양자들이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계약 취소 소송 참가자는 500여 명을 넘어섰다. 경기도 구리시 ‘구리역 더리브 드웰’ 수분양자들도 시행사 SGC이테크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잔금 납부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고 있다. 잔금 미납 사태가 불거질 경우 시행사나 건설사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침체에 창업 열풍이 꺾이고 폐업이 늘자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는 585건으로 전년 동기(233건)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평균 낙찰률은 35%에서 30%로 떨어졌고, 낙찰가율도 67%에서 66%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공사 중이거나 미착공 상태인 지식산업센터가 400여 개에 달하는 만큼 공급이 늘어날수록 매매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고 창업자가 많아지면서 임대료가 상승하지 않는 이상 지식산업센터 시장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