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서 완전 떴다” 강철보다 강한 한국 기술…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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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KAIST 교수가 그래핀이 적용된 극세사를 들어 보이고 있다. [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홈쇼핑서 1000만개 판매된 대박 칫솔. 이번엔 냄새가 나지 않는 친환경 의류다.”
27일 개막하는 제33회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태권도 시범단이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친환경 첨단물질 ‘그래핀’으로 만든 도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세계 태권도연맹이 이 물질의 친환경성과 기능성을 인정한 덕분이다.
22명의 대한민국 태권도 시범단은 다음달 7일부터 열리는 태권도 예선 경기를 시작으로 파리 에펠탑 앞에서 그래핀 도복을 입고 시연에 나선다.
이를 가능케 한 주인공은 최근 홈쇼핑에서 1년 남짓한 기간에 1000만개가 판매된 ‘그래핀 칫솔’을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다.
그래핀 용액.[KAIST 제공]
그래핀은 탄소원자들이 육각형의 벌집 모양을 형성하며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고 있는 신소재다. 그래핀의 이론 물성은 강철보다 200배 높은 강도 및 탄성을 가지며 매우 우수한 전기전도도 및 열전도도를 보일 수 있어 꿈의 소재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산업계에서는 대량생산 및 실용적인 응용제품 개발이 큰 숙제로 남아있었다.
김상욱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그래핀 연구에 매진해 온 국가대표급 연구자로 꼽힌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액정성 산화그래핀 원천소재 특허는 세계표준기구 ISO의 정의에 부합되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용액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신소재 기술이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산화그래핀은 탈취, 방균, 세균 박멸 등의 항균 특성을 가지며, 원적외선 발생 및 정전기 방지, 자외선 차단 등의 다양한 부가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용액 공정이 용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그래핀 제품 상용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상욱 교수가 개발한 그래핀 섬유로 목은정 파리 올림픽 공식 디자이너가 제작한 대한민국 태권도시범단 도복.[KAIST 제공]
김상욱 교수가 교원 창업한 ‘소재창조’가 개발한 그래핀을 적용한 의류 그래핀텍스는 의료기 수준의 원적외선 방사 기능을 갖춰 혈행개선, 전산분비 효과로 고강도 운동 선수들의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 강력한 항균력과 항취 기능으로 땀 냄새를 최대한 억제한다.
김 교수는 “수명도 길고 쓰레기도 덜 나오고 항균, 적외선 방출이 되면서 세탁도 덜해도 되기 때문에 세제 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기능성 소재의 취약점인 색상 구현의 한계를 뛰어넘어 어떤 색상이든 천연색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욱 KAIST 교수가 그래핀이 적용된 극세사를 들어 보이고 있다. [KAIST 제공]
김 교수는 그래핀을 합성한 섬유를 대량생산, 향후 스포츠 의류와 침구류, 군에서 사용하는 침낭, 티셔츠, 양말 등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국내 대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스포츠 의류회사에서 김 교수의 그래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대량생산 스케일업을 통해 가격은 더 낮출 수 있다”면서 “특히 군의 경우 그래핀이 적용된 제품을 사용하게되면 효율성은 물론 군인들의 삶의 질도 끌어 올릴 수 있게 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