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

엔저로 일본 물가가 싸진 데다가 비행 시간도 비슷해 같은 값이면 해외로 가라는 말이 있다. 제주도 바가지 논란이 커지면서 제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이런 푸념에 한몫한다. 그러나 실제 일본 여행비가 제주 여행비보다 2배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여행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 인사이트’는 지난 7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7월 2·3주 차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는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가 ‘제주 갈 돈으로 일본 가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9%는 잘 모른다고 했고 3%만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실제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83%가 그렇다고 했다. ‘공감하느냐’라는 질문에 70%가 그렇다고 했다. 응답자는 3박 4일 기준 제주는 86만원, 일본에서는 제주보다 1.3배 많은 110.2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컨슈머 인사이트는 “대다수가 알고 있고, 실제 가능할 것으로 믿고, 취지에 공감할 만큼 ‘제주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은 보편적인 통념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제주와 일본 여행자 평균 지출액 분석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다. 제주는 52.8만원이 들었고 일본은 113.6만원이 사용됐다. 일본이 제주보다 2.15배 더 들었다. 일본 여행비는 예상과 비슷했지만 제주 여행비는 실제보다 1.63배 높은 비용을 들 것으로 본 것이다.

이런 왜곡된 인식은 제주 여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더 심하게 드러났다. 응답자 중 1년 안에 제주 여행을 해본 사람은 여행비로 78.8만원을 예상했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람은 93.5만원을 예상했다.

컨슈머 인사이트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제주는 비싸다는 오래된 선입견과 최근 부정적 뉴스가 확대 재생산하며 만든 합작품”이라며 “비상식적인 인식의 폭이 넓고 뿌리가 깊다는 점에서 단기간 해결은 요원해 보이는 만큼 체계적이고 장기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