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펜싱 사브르 ‘값진’ 은메달…역대 최고 성적 찍고 세대교체
컨텐츠 정보
- 3,284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도쿄 ‘동’ 넘어 여자 사브르 최고 성적
맏언니 윤지수, 마지막 올림픽서 유종의 미
세대교체 성공한 사브르, 금2·은1 달성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땄다. 왼쪽부터 전은혜, 윤지수, 최세빈, 전하영, 이국현 코치. 파리/연합뉴스
툭. 마지막 칼이 닿자 우크라이나의 올하 하를란이 포효했다.
금메달에 단 3점 부족했지만, 또 다른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의 등장을 만천하에 알리는 경기였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여자 단체전에서도 귀중한 은메달이 나왔다. 한국 여자 사브르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윤지수(31), 최세빈(23), 전하영(28), 전은혜(27)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세계 3위)이 3일 저녁(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에서 우크라이나를 만나 42-45로 패했다. 대신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브르 단체전은 세 선수가 세 번씩 피스트에 올라 총 9라운드로 진행된다. 상대 선수와 두 번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골고루 한 명씩 격돌한다. 한 라운드에서 선수가 5점에 먼저 내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결승전답게 양 팀은 엎치락뒤치락했다. 1라운드에 피스트에 선 전은혜는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올하 하를란을 만나 1-4까지 밀렸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2점을 따라잡고 3-5에서 전하영에게 피스트를 넘겼다. 전하영은 2라운드에서 율리야 바카스토바를 만나 7점을 내리 따내며 10-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최세빈 또한 상대를 밀어붙이며 15-13으로 3라운드를 마쳤다.
전은혜가 4라운드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의 칼을 막아내며 찌르기로 격차를 벌리며 20점 고지에 올랐다.(20-14) 하지만, 올하 하를란이 최세빈을 상대로 연속 5점을 내리 따내면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최세빈은 가까스로 마지막 2점을 따내며 25-23으로 리드를 지켰다. 6라운드에서도 전하영이 2점 차 리드를 지키고 30점에 먼저 도달했다.(35-33)
중반부까지 리드를 지킨 대표팀이지만, 우크라이나의 뒷심은 무서웠다. 경기 후반부 대표팀은 42-42위기에 몰렸다. 마지막 3점을 앞둔 상황 전하영은 올하 하를란에게 연달아 3점을 내주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42-45)
세계 4위인 대표팀은 이날 4강전에서 개최국인 프랑스를 45-36으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 우크라이나는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45-32로 꺾고 올라왔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을 거뒀다.
대표팀의 은메달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여자 사브르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성적(동메달)을 넘어섰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처음으로 5위에 오른 뒤 단 2개 대회 만에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세대교체 또한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도 받게 됐다. 윤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이번 대회가 첫 올림픽이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정상에 서며 실력을 증명했다. 최세빈이 개인전에서 준결승에 오른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들은 작년 밀라노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시작으로 호흡을 맞춘 지 1년 만에 올림픽 2위에 올랐다.
윤지수는 마지막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어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세번째 맞이하는 올림픽이었지만,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출전한 대회였다.
한국 펜싱은 남자 플뢰레 단체전 출전권을 따지 못해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한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사브르에서만 단체전과 개인전(오상욱) 금메달을 따냈는데, 여자 사브르까지 은메달을 따 총 3개의 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 4강전에서 세계 1위 프랑스를 꺾은 뒤 감격해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