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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축구협회 소속 때 정부에 빌어서 돈 받았다...잘못했음 감사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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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축구 대표팀 이천수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국회 국민청원에 등장한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해체 동의가 5만명을 돌파하며 현재 동의 진행 단계로 넘어갔다. 이후로도 청원 동의의 물결이 계속 이어지며 4일 오전 기준 5만5천여명을 돌파한 상태다.

이 가운데 전(前)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이천수가 축구협회의 국정감사 여부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이천수는 지난 달 30일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인 '리춘수'에 '미리 예상해보는 축협 국정감사'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현재 축구팬들이 축구협회에 분노하고 있는 근본적인 지점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앞에 놓인 축구협회의 실질적인 징계 여부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축구팬들이 화가 난 이유에 대해 이천수는 "어떻게 보면 협회 주인이 (정몽규) 회장이 아니고, 개인 소유물이 아닌데 개인 소유물처럼 대하는 모습에 팬들이 화가 났을 수도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스포츠는 공정해야 하고, 시대가 바뀌었는데 누군가를 뽑는데 있어 학연, 지연이 들어가고 하는 부분에 축구팬들이 많이 화가 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경질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최근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선발했다. 7월 초 이미 홍 감독이 내정되었다는 공식 발표가 축구협회로부터 전해졌고, 7월 8일에 공식 SNS에 업로드됨으로서 사실상 선임 작업이 끝났다. 이후 7월 13일에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당초 축구협회는 5월 안에 외인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해 A매치 대표팀을 이끌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부진한 협상력으로 5개월이 의미없이 흘렀다.

홍 감독은 그간 언론에 국가대표팀 사령탑 내정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불쾌하게 여겨왔다. 그런 홍 감독이 '마지막 도전'을 언급하며 말을 번복하자 축구팬들은 배신감에 격노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 과정에서 홍 감독이 준비자료도, 면접 절차도 없이 이임생 기술이사와 두 시간 가량 면담만으로 선임되며 특혜 논란이 터졌다. 이후 지난 달 22일 축구협회가 급하게 해명문을 발표했지만 특혜 논란을 사실상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그리고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7월 말 출간한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 자서전 속 클린스만 전 감독을 옹호하거나, 손흥민-이강인의 갈등을 탓하는 듯한 내용은 팬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다.

이에 지난 달 17일 한 축구팬은 국회 청원을 통해 축구협회의 감사 및 해체에 대한 건의를 올렸다. 이 청원은 개시 12일만에 기준치인 5만 명을 훌쩍 넘기며 현재 동의 진행 단계로 넘어간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정부의 감사 예고에 대해 "정부 개입이 과하면 월드컵에 못 나갈 수도 있다"고 불쾌함을 표했지만 여론 악화에 불만 붙였다. 

전 축구 대표팀 이천수

현재 팬들은 축구협회가 단순 감사 및 경고를 넘어 실질적 징계까지 갈 수 있는지에 무게를 두고있다. 

이에 해당 영상에 패널로 등장한 임형철 해설위원은 "문체부의 감사 자체는 사실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도 "갑자기 문체부가 감독을 바꾼다던지 협회장을 자른다던지 할 수는 없다. 문체부는 어디까지나 협회에게 권고하는 느낌으로 이야기(경고)만 해줄 수 있다. 문체부 스스로도 밝혔지만 (감사가) 협회를 뜯어고치고 행동으로 옮기고 무슨 징계를 주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 축구 대표팀 이천수

이천수는 여기에 본인이 축구협회 전 사회공헌위원장(2021~2022) 시절로 있을 당시 일화를 풀어놓았다. 그는 "제가 봤을 때 협회에 문제 제기가 되면 문체부 감사를 받을 수 있다"며 "제가 (축구협회) 안에 들어가 있을 때 (협회가) 돈을 타오라고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천안축구센터를 지을 당시 문화체육관광 위원회를 만날 일이 있을때는 (회장 등 고위 임원들은) 다 쑥 빠지고 스타플레이어들을 내세웠다. (협회 쪽에서 문체부) 위원들을 만나 천안센터 예산을 받아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켜서 가면 빌고 돈을 타오는 것이다. 그게 다 문체부 예산이다. 그렇게 예산을 받아오라고 시키면 잘못했을 때 문체부에 감사를 받는게 맞지 않느냐. 그런데 계속 말을 번복하는게 생각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강한 어조로 토로했다. 

임형철 해설위원

또 해당 영상에 출연한 패널들은 실제 국정감사가 벌어지면 "말 잘하는 사람들도 국정감사에 나가면 당황하는데, 협회에서 (지금) 나올 수 있는 분이 과연 있겠느냐"며 현 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꼬집었다.

특히 이천수는 "(국정감사가 열리면) (이)임생이 형 기자회견 영상을 쪼개서 틀어버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고, 임 해설위원은 "지금의 대응능력과 대화 능력을 가진 축구협회 고위층이면 (감사 과정이) 쉽지 않겠다"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천수는 여기에 더불어 축구협회의 허술한 행정 조직도에 관해서도 일부 이야기를 풀었다. 그는 "조직의 임원이라고 해도 권한이 없다"며 "뭘 하는지도 모르고 타이틀 부회장이라니 나가서 인사는 엄청 하는데 뭐하는지도 모르고 인사만 받고 오는거다"라고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그는 "조직이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애매하게 꼬아놓았다. 매주 화요일에 회의는 하는데 그 회의가 무슨 회의인지도 모른다. 저 들어갈 때 부서를 또 갑자기 꼬아놨다. 왜 나를 불렀나 보니까 제가 좀 시끄럽지 않느냐. 막상 들어가니까 협회를 까지 못하겠더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홍명보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은 오는 6일 축구협회가 개최하는 한국축구기술철학(MIK, Made In Korea)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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