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3만명도 준다고?…'이재명표' 전국민 25만원 지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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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하 특별법)은 전 국민 1인당 25만~3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 전 대표가 22대 개원 첫날 대표 발의했고 민주당 1호 당론으로 추진됐다.
민주당은 “침체한 내수경기를 개선할 것”(박찬대 원내대표)이라고 자신했지만, 국민의힘은 “현금살포법이자, 경제를 망치는 나쁜 법”(추경호 원내대표)이라고 반대했다.
특별법에 따르면 민생회복지원금은 주민등록을 가진 한국 국적자와 영주권자·결혼이민자·난민에게 지급된다. 한국 국적자이지만 장기국외체류자·교정시설수용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한외국인인 영주권자·결혼이민자·난민에게도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들이 국내에서 근로·소비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소비 진작이란 목표를 위해선 국내에 반영구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였던 2020·2021년 재난지원금도 영주권자·결혼이민자에게 지급됐다. 난민은 이번에 새로 포함됐는데 재한외국인 처우기본법의 ‘난민은 결혼이민자와 동등하게 처우한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기본의무를 지지 않는 외국인에게 지급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당시 “영주권자 등은 국방의 의무를 진 분들이 아니다”며 “민생회복지원금은 국민에게 국가가 복지혜택을 주는 것인데 이렇게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영주권자는 17만6107명, 결혼이민자는 13만6266명, 난민은 3만6446명으로 총 34만8819명이다. 이들에게 25만원씩 지급하면 872억원이 소요된다.
특별법에 따르면 민생회복지원금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게 원칙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기초단체장이 지류·모바일·카드 형태로 발행하는 일종의 지역화폐다.
다만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시 수천억원대 비용이 든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류형은 인쇄비(1%)·금융수수료(1%) 등 2%의 발행비용이 든다. 카드형(2%), 모바일형(1.65~1.9%)의 발행비용도 비슷하다. 산술적으로는 추정발행액 13조원 중 발행비용(2% 가정)만 최소 2600억원이 소요된다. 2020·2021년 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에 현금성 포인트를 충전하는 방식과 지역사랑상품권·선불카드를 받는 방식 등을 수령자가 고를 수 있어 이런 논란이 적었다.
통상적인 지역사랑상품권은 권면금액의 60~80% 이상을 사용하면 잔액을 환급받을 수 있지만, 민생회복지원금은 그럴 수 없다. 특별법에 “민생회복지원금은 잔액을 환급받을 수 없다”고 명기돼서다. 사용기한도 4개월 이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기간에 소비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표 지역화폐에 꽂히다 보니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소비 진작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지도 쟁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0·2021년 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신용·체크카드 사용분)는 각각 26.2~36.1%, 19.2~36.8%였다. 이번 민생회복지원금도 30%가량의 소비 진작 효과를 불러올 거란 관측이 나온다. 13조원을 투입했을 때 4조원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인데 여야는 “혈세 낭비”(국민의힘), “손 놓은 것보다 낫다”(민주당)고 맞선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 국민 5127만명(지난 5월 기준)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면 12조8193억원이, 1인당 35만원씩 지급하면 17조9471억원이 소요된다.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한 국채발행이 불가피하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6년간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재정확장 정책을 쓰는 건 정상적인 재정운용과는 거리가 멀다”며 “지원금의 소비진작 효과도 분명치 않기 때문에 자칫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