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여제’ 안세영에 활짝 웃은 ‘28년 전 여제’ 방수현 “이제 겸손하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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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후배 안세영이 계보 이어
“올림픽은 긴장감 큰 무대, 압박감도”
쉼없이 뛴 후배 향해 “좀 쉬기를” 당부도
“이제 안세영으로 내 계보 이어지기를”
◆ 2024 파리올림픽 ◆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1996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과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지한 기자‘신-구 배드민턴 여제’가 만났다. 올림픽 금메달 계보가 생긴 선배는 후배에게 기꺼이 자리를 물려주면서 누구보다 흐뭇한 미소로 축하를 건넸다.
배드민턴 여자 세계 1위 안세영(22)이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51분 만에 2대0(21-13 21-16)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금메달이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은 사람이 현장에서 안세영을 만나 축하하고 격려했다. 바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땄던 방수현이었다.
이번 대회 TV 방송 중계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방수현 위원은 공식 기자회견에 선 안세영을 찾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안세영은 자신에게 축하하러 온 ‘선배’ 방 위원을 향해 연신 “감사하다”고 하면서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방 위원은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진짜 긴장을 보는 내가 더 많이 했다. 내가 올림픽 뛸 때 나선 결승전보다 이걸 더 긴장을 했다. 그런데 진짜 안세영이 끝까지 잘 해줬다”며 안세영을 칭찬했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대해 방 위원은 “모든 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서고, 선수촌에 다 들어오니까 일반 대회와는 다르고 긴장감이 큰 무대다. 특히 올림픽은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가는 느낌도 있어 압박감도 있고, 체력 소모는 2~3배 더 든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다 무릎 통증까지 더해 이를 참고 견디면서 플레이한 안세영을 두고 방 위원은 “부상이 있는 채로 뛰어서 더 압박감이 있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는 겸손하지 않아도 된다. 1등 했는데 좀 쉬어가면서 하는 게 좋다”며 덕담을 건넸다. “아직 어리기에 전성기는 안 왔다”는 안세영의 말에 대해서도 방 위원은 “금메달 땄으니 전성기”라며 활짝 웃었다.
마침내 자신의 계보를 이은 선수가 등장한 것이 뿌듯했던 방 위원은 “단식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아 매번 안타까웠다. 그럴 때마다 ‘방수현’ 이름이 나오니 후배들에게 미안했는데, 앞으로는 안세영의 이름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면서 “내 이름이 그렇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다. 나는 할 걸 다 했다. 올림픽 금메달도 땄고, 배드민턴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이제 안세영으로 그 계보가 계속 이어지면 된다”며 후배의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