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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태권도 16년 숙원’ 푼 박태준 “한 페이지가 되고 싶었는데 꿈 이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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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金
결승서 다친 상대 선수 부축하기도
선발전부터 어렵게 통과해 금메달까지
“올림픽 전부터 애국가 울리고 싶어
준비 과정 파노라마처럼 흘러 울컥”



◆ 2024 파리올림픽 ◆
 

박태준이 8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준이 8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거 꿈 아니죠?”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경기에 도전했던 박태준(20)이 자신의 목에 걸린 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국내 취재진에게 건넨 첫 마디다. 이날 결승전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게 기권승을 거둔 박태준은 개인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을 보고 “운동 선수로서 모든 걸 담아 이룬 금메달이라 더욱 뜻깊다”며 감격해했다.

결승 상대였던 마고메도프가 경기 도중 정강이를 다쳐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힘들어지는 바람에 박태준은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친 선수의 상태를 계속 확인하는가 하면 경기가 끝난 뒤에는 직접 부축해주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줘 박수를 받았다.

박태준은 경기 후 “서로 발을 차다가 맞부딪혀서 정강이끼리 부딪히게 됐다. 상대가 원래 아프던 곳인지 아니면 서로 부딪혀서 강하게 충격 때문에 순간 다친 건지 모르겠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상대가 좀 고통을 호소했던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원래 각종 대회에서 자주 보던 선수고 알던 선수여서 끝나고 미안하다고 했다. 그 선수도 격투이고 당연히 부딪힐 수 있고 스포츠인데 괜찮다고 축하한다고 하더라. 서로 격려해 주고 그러면서 부축해줬다”고 덧붙였다.
 

박태준(왼쪽 둘째)이 8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은 뒤 입에 물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준(왼쪽 둘째)이 8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은 뒤 입에 물어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한국 태권도 경량급 기대주로 떠올랐던 박태준은 파리올림픽에 나선 과정부터 힘겨웠다. 이 체급 최강자였고 상대 전적 6전 전패를 당했던 장준과 지난 2월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마침내 장준에게 첫 승을 거둬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서 나선 올림픽에서 박태준은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2008년 베이징 대회의 손태진, 차동민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특히 이 체급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건 박태준이 처음이다. 이전에 이 체급 1인자였던 이대훈은 2012년 런던 대회 때 은메달을 획득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경기 직전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들은 노래가 데이식스의 ‘한페이지가 될 수 있’였다는 박태준은 “오늘 한 페이지를 만들고 싶어 그 노래를 여러 번 들었다”고 했다. 그 말대로 꿈을 이뤘다.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 박태준은 “금메달은 모든 스포츠인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게는 더 의미있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올림픽 가기 전에 항상 파리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울리는 게 목표라고 말해왔는데 그 말이 딱 생각났다. 감독님이랑 안았을 때 그동안 준비해온 모든 과정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던 것 같아 순간 울컥했고 정말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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