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40그릇씩 팔아 월 352만원 떼인다"…'배민'에 뿔난 사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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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다음 달부터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부가세 별도)로 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힌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 배달의민족 배민1 스티커 부착된 한 카페에 배달 기사가 주문한 음식을 픽업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재주는 자영업자가 부리고 이익은 배달의민족이 먹죠. 자영업자의 성장이 점점 어려워집니다"(모 프랜차이즈 치킨사 관계자)"
자영업자들과 프랜차이즈사들 사이에서 배달의민족(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터져나온다. 배민이 배달 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구조 속에 "상생하겠다"는 약속이 공염불이 됐고, 힘들게 장사해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만 불린다는 허무감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시장 점유율 70%' 지배적 사업자...끌려갈수밖에
배민은 지난 9일부로 중개수수료를 기존의 6.8%에서 9.8%로 약 1.5배 인상했다. 부가세를 합치면 10.8%를 내야 한다. 배민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는 지역별로 100~900원씩 낮춰주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다.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중개수수료 인상으로 대폭 늘어난다. 1만원짜리 우동을 하루에 40그릇 판매했다고 가정할 때 점주가 한달에 배민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결제수수료 등을 합쳐 337만원이었다가 352만원으로 늘어난다.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임대료, 인건비, 전기료 등이 오른 상황에 중개수수료 인상까지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운영비가 오른 만큼 가격은 올릴 수가 없어, 수수료 인상 부담을 오롯이 자영업자들이 떠안는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분식 배달·포장 매장을 운영하는 이문현씨는 "지금도 남는 게 없는데 막막하다"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자니 매장만 욕을 먹고, 단골은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배민에 입점하지 않고는 장사를 하기 불가능해 배달 플랫폼 시장이 사실상 '독점 구조'라고 주장한다. 배민의 배달 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지난달은 배민 이용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영업자들은 대세에 저항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서울 중랑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한성철씨는 배민 배달과 가게 자체 배달을 함께하는데 배민의 대대적인 프로모션 탓에, 가게 자체 배달은 드물다고 했다. 한씨는 "배민 없이는 장사가 어렵고, 무작정 배민에 끌려가니 화가 나지만 달리 배민을 벗어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배민이 한때 자영업자들과 '상생'을 외쳤지만, 최근의 운영 정책을 보면 상생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특히 배민을 소유한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를 향한 반감이 컸다. 지난달 초 이국환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사임했고, DH 측 피테얀 반데피트 임시대표가 선임된 상황이라 이번 중개수수료 인상은 DH의 결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덮밥 배달 영업을 하는 김모씨는 "수수료 체계를 갈수록 복잡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라며 "나이 든 사장님이나 배달 플랫폼이 낯선 사장님은 수수료를 계산하고, 이해하는 것도 어려워하시더라"라고 말했다.
배민이 사실상 자영업자 덕에 성장했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분위기도 약하지 않다. 모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매출의 65~70%를 배달 플랫폼에 의존하는데, 지배적 사업자인 배민이 이렇게 해버리니(수수료를 인상하니) 타격이 크다"며 "수수료를 계속 이렇게 올린다면 자영업자들은 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