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찾고 미생물 섞고…연간 사망 100만명 넘는 항생제 내성균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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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균에 대처하기 위한 과학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내성균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찾기 위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항생제 사용 자체를 줄일 수 있도록 면역력을 키우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항생제로 박멸되지 않는 항생제 내성균은 대부분 질환 치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9년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적으로 약 127만 명의 사망자가 항생제 내성균 감염의 영향으로 사망했다. 항생제 내성균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술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균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항균 물질 후보로 천연물이 주목받는다. 현대 의학에서 사용되는 항생제 대부분이 화합물로 만들어진 만큼 천연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물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생명공학기업인 노비오틱은 그간 기술의 한계로 배양이 어려웠던 미생물 '테이소박틴'에 주목하고 있다. 이 박테리아는 앞선 실험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강력한 저항 능력을 보였지만 새로운 항생제 개발로 이어지지 못했다. 학계는 테이소박틴을 비롯해 그간 연구되지 않았던 미생물에서 새로운 항생제 후보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항균 물질을 찾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과거에 멸종한 매머드에서 발견된 단백질이 항생제 내성균에 저항하는 성질을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I는 단백질 중 항균 기능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적인 분자를 발견하는 데 활약했다.
여러 종류의 미생물을 '섞어' 새로운 항균 물질을 만드는 방법도 주목된다. 일명 '칵테일 접근법'이라고 물리는 이 방식은 미생물이 지닌 여러 개의 항균 분자를 섞어 항생제가 더 잘 듣게 만드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일각에선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을 완전히 차단하는 항균 물질 개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항생제 자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내성균을 회피하는 전략도 떠오른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팀은 2016년부터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한 면역력 강화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사람들이 폐렴에 걸렸을 때 백혈구가 미생물을 섭취하는 능력이 감소하는데, 연구팀은 특정한 자연 면역 조절제가 백혈구의 저하된 능력을 회복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감염에 민감한 항생제를 신속·정확하게 확인하는 것도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해 내성균의 진화를 늦출 수 있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항생제내성퇴치(DARTS) 프로젝트에선 혈액 샘플을 통해 1시간 이내에 어떤 항생제가 가장 적합한지 확인하는 검사법이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