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인스타그램[데일리안 = 이지희 기자]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지난 7년간 대표팀 선배들의 빨래와 청소 등 잡일을 도맡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를 두고 대표팀 코치진은 '관습'이라고 주장했다.

14일 SBS에 따르면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소속팀에서의 재활과 전담 트레이너 배정 등 7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선수촌 내 생활 문제 개선도 요청했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안세영은 대표팀 막내 생활을 해온 7년 내내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줄을 갈고, 방 청소와 빨래 등 잡일을 도맡아 했다. 막내라는 이유로 시대착오적인 악습에 시달린 것.

안세영 측은 "일과 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잡무로 피해를 받아왔다"고 협회에 호소했다. 또 국제대회를 앞두고도 선후배 간 생활패턴이 다르면 후배가 선배에게 맞추느라 불편한 상황이 이어진다며 1인1실 사용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선수촌 외부 재활 허용, 트레이너 간 트러블 개선, 컨디션 관리를 위한 항공티켓 업그레이드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런 면담 내용을 대표팀에 전달했으나 대표팀 코치진은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문체부 등에 따르면 미흡한 선수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해 협회를 대상으로 경위를 파악한다. 국제 대회 출전 규정 등 제도 문제와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