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도 안 봤던 '구축', 30억 훌쩍…자고 일어나면 1억 오른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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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모습.2024.2.15/뉴스1 Copyright &co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잠잠했던 구축 아파트 시장이 들썩인다.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 방안 등을 핵심으로 하는 '8·8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다. 올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으로 쏠렸던 매매 수요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구축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서울 목동·잠실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한 두 달 새 1억~2억원 이상 가격이 오르는 등 신고가 거래들도 나오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2단지 전용 152㎡는 매매가가 처음으로 3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7월 2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1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의 대표 학군지로 꼽히는 목동 재건축 단지 일대는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에 집값이 진작부터 오르고 있다. 8·8대책에 앞서 종상향 문제가 해결되면서 매수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목동 1~3단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3종인 다른 신시가지 아파트보다 용적률이 낮았다. 올해 3월 종상향 조건이던 '민간임대주택 20% 공급'을 개방형 녹지인 '목동 그린웨이' 조성으로 변경하는 안이 통과되면서 해당 지역이 종상향됐다. 이에 올해 6월 1단지 전용 96㎡는 20억6500만원에, 3단지 140㎡는 28억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일대 다른 단지도 상승세다. 목동 14단지 157㎡는 지난해 4월 직전 거래(23억5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25억9000만원에, 5단지 93㎡도 신고가인 23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180도 달라진 분위기 잠실·여의도 구축 재건축 아파트도 신고가
목동뿐 아니라 잠실·여의도 구축 단지에서도 종전 거래보다 1억원 이상씩 오른 거래가 나왔다. 매수 문의조차 뜸했던 연초 분위기와 180도 달라진 셈이다. 이달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는 31억7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달 매매 거래(30억4000만원)보다 1억3500만원이 더 올랐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도 마찬가지다. 광장아파트 150㎡는 이달 29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5월 말 거래(26억7000만원)보다 3억원가량이 올랐다. 지난달에는 인근 미성아파트 101㎡가 23억원에, 시범아파트 118㎡가 27억원에 매매되면서 직전 거래보다 1억원 넘게 오르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재건축 사업 촉진을 중심으로 한 정부 대책으로 구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축 아파트에 수요가 쏠리면서 올랐던 가격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구축 재건축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흐름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8.8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내놨다. 특히 서울 도심 내 정비사업 37만가구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다음 달부터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에 보정계수를 적용해 사업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 재건축 부담금 폐지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