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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말고, 내 일기장 버려”…엄마는 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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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말고, 내 일기장 버려”…엄마는 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없었다

입력 
 
수정2024.08.25.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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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화재로 7명이 사망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호텔의 복도 모습. 윤건영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지난 22일 화재로 7명이 사망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호텔의 복도 모습. 윤건영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부천호텔 화재 희생자 김모 씨 눈물의 발인

“5분 뒤 숨 못쉴 거 같아” 엄마에게 마지막 전화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

지난 22일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숨진 김모(28·여) 씨. 긴박했던 순간에도 자신의 죽음 이후 남겨질 부모를 걱정했던 김 씨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고 있다.

가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김 씨는 화재 당시 호텔 객실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채 어머니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불이 나고 20분 정도 지난 시점으로 추정된다.

김 씨는 어머니에게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일단 끊어”라고 말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김 씨는 이어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고 유언과도 같은 말을 어머니에게 남기고 더 이상 통화를 하지 못했다.

김 씨의 마지막 메시지에는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부모가 속히 안정을 찾기를 바라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유족들은 고인이 유학을 다녀와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늘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딸이 평소 원하는 거라면 다 해주고 싶은 어머니였지만, 장례식을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은 들어줄 수 없었다.

김 씨의 발인식은 25일 가족과 지인들의 눈물 속에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사고 전날 생일을 맞아 딸 김 씨에게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거라도 먹구 잘 쉬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아버지는 “아빠가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며 오열했다. 김 씨 어머니도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뒤따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화성시 함백산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 씨를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은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 한 호텔에서 큰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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