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하자마자, 우크라 “F-16 추락·조종사 사망”…‘팀킬’ 의혹도
컨텐츠 정보
- 5,910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우크라 최초의 F-16 조종사 한 명 전사
개전 후 러군 최대 공습 방어하다 희생
미국 방문해 F-16 지원 호소한 인물
“7월 말 인도 한 달 만에 F-16 파괴”
“조종사 실수 외 ‘아군 사격’ 가능성도”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29일(현지시간) 서방이 지원한 F-16 전투기 한 대가 작전 중 추락해 파괴됐으며 조종사 올렉시이 메스(왼쪽)는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오른쪽은 4일 미공개 장소에서 비행 중인 우크라이나 공군의 F-16 전투기. 2024.8.29 우크라 공군사령부/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29일(현지시간) 서방이 지원한 F-16 전투기 한 대가 작전 중 처음으로 추락해 파괴됐으며, 조종사는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F-16이 우크라이나에 인도된 지 약 한 달만이며, 실전 배치 후 공중전에 투입된 뒤로부터는 거의 바로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의 F-16 전투기가 출격했고, 전투기는 공중전에서 적군의 순항미사일 4기를 격추하는 등 높은 효율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목표물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전투기 중 한 대와의 교신이 끊겼다. 추후 밝혀졌듯 비행기는 추락했고 조종사는 사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추락 지역에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도 “공군 조종사 올렉시이 메스(콜사인 ‘문피시’)가 조국을 지키다 전사했다”고 확인했다.
공군사령부는 “올렉시이는 지난 26일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및 무인기 공격을 격퇴하다 숨졌다. 그는 순항미사일 3기와 자폭 드론 1대를 파괴했으며 자신의 목숨을 바쳐 러시아의 공격에서 조국을 지켰다”고 밝혔다.
26일 러시아군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이날 하루 러시아군은 미사일 127발과 드론 109대를 날렸다. 에너지 인프라 및 민간기반시설을 노린 러시아군의 이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최소 7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올렉시이를 사후 대령으로 추서했다.
앞서 같은 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F-16 전투기 한 대가 추락으로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적군 격추에 의한 것이 아닌 조종사의 실수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우크라이나 공군 관계자는 VOA우크라이나어 서비스에 “기술적 오작동, 조종사 실수는 물론 방공체계의 ‘아군 사격’(팀킬) 가능성까지 다양한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판 또는 교신 오류로 인해 전투기가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시스템에 의해 요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의소리(VOA)우크라이나어 서비스는 이번 추락이 지난 7월 말 우크라이나에 인도된 F-16이 손실된 첫 번째 사례라고 짚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는 총 10대의 F-16이 인도됐다. 또 이를 조종할 수 있는 인력은 6명뿐이었는데 올렉시이 사망으로 동원 가능 인력은 5명으로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으로는 F-16 실전 배치 후 공중전에 투입된 직후 벌어진 손실이다.
전투기 추락 다음 날인 27일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쏜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F-16을 처음 활용했으며 미사일과 드론 수백기를 격추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서방에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더 많은 지원을 호소했으며,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을 공격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미국에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우크라 최초의 F-16 조종사…영국서 비행 훈련
2022년 마크 켈리 미 상원의원(가운데)과 만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올렉시이 메스(오른쪽)와 동료 조종사 안드레이 필시치코프(왼쪽).
사망한 조종사 올렉시이는 우크라이나 최초의 F-16 조종사 중 한 명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6월 우크라이나 공군 미그(MiG)-29 전투기 편대 사령관 재임 당시 콜사인 ‘주스’인 동료 조종사 안드레이 필시치코프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의원들을 만나 F-16 지원을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숀 펜도 함께해 힘을 실었다.
특히 올렉시이가 만난 애덤 킨징어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후 ‘우크라이나 전투기 조종사 법’을 공동 발의했다.
2023년 8월부터 영국에서 F-16 비행 훈련을 받은 올렉시이는 같은 해 9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조종 기술 측면에서 F-16은 소련 전투기보다 간단하다. 다만 완전히 현대화된 전투기라 항공전자공학 측면에서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F-16을 전문가 수준에서 운용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 게 사실이지만 몇 달 안에 폭탄을 투하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당장 필요한 조종 기술을 몇 달 안에 숙달할 것이다. 우리는 전쟁 중이라는 특수 상황에 특수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군 최초의 F-16 전투기 조종사 중 한 명이었던 올렉시이 메스의 장례가 거행되고 있다. 그는 26일 개전 후 사상 최대 규모였던 러시아군의 공습에서 조국을 지키다 F-16이 추락하면서 전사했다. 2024.8.29 우크라 공군사령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군 최초의 F-16 전투기 조종사 중 한 명이었던 올렉시이 메스의 장례가 거행되고 있다. 그는 26일 개전 후 사상 최대 규모였던 러시아군의 공습에서 조국을 지키다 F-16이 추락하면서 전사했다. 2024.8.29 우크라 공군사령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군 최초의 F-16 전투기 조종사 중 한 명이었던 올렉시이 메스의 장례가 거행되고 있다. 그는 26일 개전 후 사상 최대 규모였던 러시아군의 공습에서 조국을 지키다 F-16이 추락하면서 전사했다. 2024.8.29 우크라 공군사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