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문기는 이재명 패밀리"... 이재명 헛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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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현장] 팽팽한 신경전 속 피고인 신문... 20일 결심 예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4.9.6 |
ⓒ 연합뉴스 |
- 검찰 "정진상, 유동규, 김문기 등을 '이재명 패밀리', 대장동 의혹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사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
- 이재명 "다시 한번 말해달라. 누구라고?"
- 검찰 "정진상과 유동규, 김문기다. 이재명 패밀리... 측근으로 대장동 의혹 핵심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사실이 있지 않나."
- 이재명 "지금 처음 듣는다. 산하기관 팀장이 시장 패밀리라고 주장했다는 거냐. 말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6일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 사이에 오간 문답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가자 검찰은 '이재명 패밀리'라는 용어를 들고나왔다. 이 대표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답변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피고인석에서 증인석으로 이동해 검사 8명의 질문을 연이어 받았다.
지난 대선 이후 7개 사건 11개 혐의로 기소돼 4개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고인 신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피고인 신문은 통상 결심 공판 직전 재판 마무리 단계에 진행한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지난 2021년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김문기 처장은 개인적으로, 시장 재직 때 좀 아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면 재판에 넘겨졌다.
팽팽한 신경전... 검사 질문 늘어지자 이재명 "잘라서 간단히 물어라"
첫 질문부터 검찰 측과 이 대표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첫 번째 질문에 검사의 말이 길게 이어지자 이 대표는 "(질문을) 잘라서 간단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 검찰 "피고인이라고 칭하겠다. 피고인은 2010년 4월에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 변호사로서 성남정책연구원 공동대표를 맡아 성남 신도시 개발 및 리모델링 활동을 한 사실이 있나?"
- 이재명 "질문을 잘라서 팩트 위주로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4월이 아니라 6월이 선거 아니냐? 4월이라 했다. 잘라서 간단하게 답변할 수 있게..."
검찰은 2015년 1월 진행된 호주 출장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해당 출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진행된 것으로, 당시 출장 멤버 중에는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문기 전 처장이 포함됐다. '함께 출장까지 가서 골프도 쳤는데 왜 김 전 처장을 모르냐'는 취지다.
- 검찰 "2015년 1월 15일 호주 멜버른에 있는 골프장에서 김문기, 유동규와 골프를 쳤는가."
- 이재명 "객관적으로는 팩트인 거 같다. (나중에) 진술을 종합해서 보니 팩트가 맞는 거 같다."
- 검찰 "유동규는 (이 대표가) 장비는 빌렸고, 신발은 갖고 왔다고 증언했다. 신발을 갖고 간 게 맞나?"
- 이재명 "기억이 안 난다."
검찰은 호주 출장 간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 찍힌 여러 장의 사진을 제시하며 추궁했다. 이 대표는 "검사님들을 (법정에서) 2년 가까이 보는데도 이름 매치되는 분이 잘 없다"면서 "하위 직원과 골프 한번 치는데 저와의 관계로 쳤다면 기억하는데 유동규랑 치는데 따라온 사람이다. 유동규를 수행하러 온 사람이랑 무슨 관계를 맺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이 대표는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 것을 스틸사진 찍는 공무원이 계속 함께 다니며 찍었다. (호주 출장) 열흘 넘는 기간 동안 수천 장 찍은 것 중 (함께 있는) 스물몇 장만 검찰이 찾은 거다"라며 "오히려 대화하거나 하는 사진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 말씀 안 드리고 싶은데 검찰은 재판 진행하면서 내 블로그에서 8명 있는 사진 중 3명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오려서 냈다. 잘라서 유동규와 김문기가 나오는 사진을 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 대표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오는 20일 공판까지 이어진다. 재판부는 이날 결심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11월에는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 재판 중 가장 빠르다.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은 30일로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