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mm 폭우가 할퀸 경남…침수·붕괴·구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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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3시 14분 경남 김해시 신문동 한 하천 인근 농막 지붕 위에 고립된 1명이 구조요청 하는 모습.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에 최대 5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수해가 잇따랐다. 하천이 범람하고 차량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분도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22일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도내 평균 누적 강수량은 279.1mm다. 지역별로는 △창원 530mm △김해 427.8mm △고성 418.5mm △사천 404.5mm △거제 381.3mm △양산 380.4mm 등으로, 주로 동부·중부 지역에 비가 집중됐다. 특히 창원에서는 한때 시간당 104.9mm 비가 내리며, 1985년 기상관측 시작 이래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번 호우에 소방당국은 인명구조 등 총 1074건(구조 34·배수 167·안전 874) 안전조치로 현장을 수습했다. 21일 오후 10시께 “옹벽이 붕괴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한 빌라로 출동해 주민들 50여 명을 대피시켰으며, 오전 1시 41분에는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도로에 전봇대가 넘어져 안전하게 처리했다.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서쪽 사면이 붕괴된 모습. 김해시 제공
같은 날 오후 3시 14분에는 김해시 신문동 한 하천 인근 농막 지붕에서 1명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구조했다. 또 김해 조만강·구산 하천이 범람해 주민 69명이 급히 대피했으며 김해 가야의길에 위치한 대성동고분군 서쪽 사면 약 96㎡가 붕괴되고 김해의 한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차량이 침수되기도 했다.
한동안 창원 성산구와 김해 장유를 잇는 창원터널·불모산터널이 막히고, 마산과 서울을 오가는 경전선(열차) 일부 구간도 운행이 조정·중지돼 불편을 겪기도 했다. 도내 세월교·하천변산책로·하상도로·둔치주차장 등 349곳이 통제됐으며,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이 우려되는 지역 주민 총 674명이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시설파손 5건, 침수 97건, 토사유출 13건, 농경지 침수 593ha 등 피해가 집계되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극한 호우’ 현상은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발생했다. 경남 전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됐다가 21일 밤 모두 해제됐다. 호우 대비를 위해 발령했던 경남도의 비상단계는 ‘3단계’에서 ‘상시대비’로 하향 조정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호우 뒤 경남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 기온이 떨어지며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10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한 빌라 옆 붕괴가 우려되는 옹벽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