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강원 횡성의 한 마트 계산원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양극성 정동장애와 편집성 성격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는 이 남성은 오전 근무자가 자신을 향해 한 말을 오해해 복수할 생각으로 오후에 다시 마트를 찾아갔다가 교대 근무자를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8)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월 26일 오후 1시 45분께 횡성의 한 마트 계산대에서 근무 교대 중이던 여성 B(56) 씨에게 "오전 근무자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이에 B 씨가 "식사하러 갔다"고 말했음에도 A 씨는 "모른다"고 대답한 것으로 오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B 씨의 머리와 얼굴, 목 등을 27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같은날 오후 1시께 해당 마트에서 오전 담당 계산원이 자신을 향해 '미친'이라고 말했다고 착각해 화가 나 복수할 생각으로 집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A 씨는 '오전 근무자가 어디 있는지를 알면서도 B 씨가 자신을 무시해 알려주지 않았다'고 오해했고, 범행 도중 손에 쥐고 있던 흉기가 미끄러져 자기 손을 다치면서 살인미수에 그쳤다.

사건 직후 병원 치료를 받은 B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지게 됐다.

재판부는 "오전 근무자에 이어 또다시 무시당하였다고 오인한 나머지 오후 근무자인 피해자를 상대로 저지른 범행 동기나 수법, 피해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앓고 있는 정신과적 증상이 이 사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당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검사가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범행이지만 살인 범죄 전력이 없고 재범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호관찰 명령과 접근금지명령 등 준수사항을 통해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A 씨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