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최초 차관급 오른 태영호, "먼저 온 통일로 양해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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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최초로 차관급 직위에 오른 태영호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이 22일 취임식을 갖고 "헌법기관으로서 민주평통의 위상과 존재감을 더욱 높이고 대통령에게 좋은 정책을 권유하며 아래로부터 (통일에 대한)국민적 합의를 단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매진하겠다"며 "밑으로부터 만들어낸 국민적 합의를 북한 주민들도 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민주평통에서 취임식을 가진 태영호 신임 사무처장은 "제가 대한민국에 온 지 8년 됐는데 선출직(국회의원)에서 4년 일해본 것 외에는 행정관료직에서는 처음"이라며 "특히 북한 관료기구에서 일해 본 경험 밖에 없어서 앞으로 여러분들과 과연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사무처장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때 서울 강남구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와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 4월 22대 총선때는 지역구를 바꿔 서울 구로구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사퇴로 비어 있던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민주평통은 헌법기관이자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으로, 김관용 전 경북지사가 수석부의장으로 있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평통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차관급 자리로 이 자리에 탈북민이 임명된 것으로 최초다.
이와 관련 태영호 사무처장은 "제가 쓰는 말투와 화법이 북한식이고 취임사 어투도 북한식이라서 여러 분들이 수정해줘야 했는데 앞으로도 많이 수정해야할 것 같다"면서 "업무문화도 (남북이)달라서 아마 제 눈치도 많이 살피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가 잘못된 업무지시를 내리거나 제 표현이 거칠어서 마음의 상처 받게될 일이 생길수도 있는데 마음의 상처받지 마시고 '먼저 온 통일' 과정 중 하나로 너그럽게 양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직원들에게 부탁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 정권이 '민족'과 '통일' 개념을 공식 폐기한 가운데, 탈북 고위 외교관 출신이 민주평통을 실질적으로 이끌게 되면서 대북정책과 관련한 민주평통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