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 후 ‘여의도 저승사자’ 첫 대면…8시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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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33시간 만에 첫 조사…시세조종 지시·승인 여부 살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 남부구치소에 갇힌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24일 구속 후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구속된 지 33시간 만에 이뤄진 조사다. 이날 검찰은 김 창업자를 8시간 동안 조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구속된 김 창업자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김 창업자는 조서 열람 등을 마치고 오후 6시께 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 창업자를 상대로 시세조종을 직접 지시 또는 승인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석 서울남부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검찰이 김 창업자를 대상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를 사유로 들었다. 김 창업자는 현재 서울 남부구치소에 갇힌 상태다.
서울남부지검은 전일에도 구속된 김 창업자를 조사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창업자는 건강상 문제로 응하지 않았다. 김 창업자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구속 33시간 만에 첫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최대 구속 기간은 20일이다. 검찰은 구속된 김 창업자를 상대로 주가 조작 가담 여부를 조사한 뒤 그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중점청으로 지정돼 일명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하이브와 SM엔터 인수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카카오는 몇 번의 공방 끝에 SM엔터를 품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SM엔터 인수 주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주가를 조작했고, 김 창업자가 이에 가담했다고 본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조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일부터 17일까지, 또 같은 달 27일부터 28일까지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했다고 본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총 55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했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이다. SM엔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어긴 혐의도 있다.
카카오가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한 시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2월 10일부터 28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SM엔터 주가는 하이브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12만원을 웃돌았다. 이 가격을 형성하는 데 카카오 측 의도가 작용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본다. 특히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해 2월 28일 시세조종에 가담했단 혐의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검찰은 또 2021년 298억원, 2022년 6298억원, 2023년 1조2235억원으로 늘어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당기순손실을 메우기 위해 김 창업자 승인 아래 SM엔터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