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양궁도 졌다…평균 9.65 쏘는 신궁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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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bmp”, “110 bmp”
활을 들고 과녁 앞에 서자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분당 심박수가 나타났다. 카메라가 얼굴의 미세한 혈류 변화를 분석해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였다. 곧이어 기자가 활시위를 당기자 여러 각도에서 자세를 촬영한 화면이 각각 나왔다. 정면과 머리 위 방향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오진혁 전 국가대표 양궁 선수(런던·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활을 쏠 때마다 매번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기기가 도입된 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파리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의 첨단 훈련 설비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6일~8월 18일까지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모빌리티 기술과 양궁의 만남’ 행사를 개최하고 선수단이 실제 사용한 훈련 로봇과 장비를 공개한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대한양궁협회의 제안에 따라 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한 훈련 시설을 지원해왔다. 이번 행사에 전시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이 대표적이다. 로봇 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는 슈팅 로봇은 연습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 시간(20초) 내에 화살을 발사하는 속사 능력을 갖췄다. 바람이 불 땐 센서로 방향과 속도를 측정하고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오조준’을 해 10점을 노린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슈팅로봇의 명중률은 평균 9.65점 이상이다. 슈팅로봇은 지난 4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양궁장에서 대표팀 선수와 진행한 두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카메라만으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엔 현대차그룹의 안면 인식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서로 다른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고 상대방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안면 인식 기술은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의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선수의 자세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야외 훈련용 다중 카메라는 ‘서라운드 뷰 시스템(차 주변을 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했다. 훈련하는 선수는 화살을 발사하고 난 후 자신의 자세를 여러 각도에서 다시 보며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40년째 이어온 현대차그룹의 양궁 후원이 모빌리티 기술력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985~1997년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아들 정의선 회장은 2005년부터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