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미 쓰러졌는데도 발길질 안 멈춰…英 공항서 벌어진 '과잉진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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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공항 제2터미널에서 경찰이 무슬림계 시민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머리 등 신체를 걷어차고 있다. 출처=X(구 트위터)
[서울경제]
맨체스터 공항에서 한 경찰관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성의 머리를 발로 차고 짓밟는 영상이 공개돼 과잉 진압 논란이 불거졌다.
24일(현지시각) 영국 BBC,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맨체스터 공항 제2터미널에서 이용객 간의 다툼이 일어나 이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잉 집안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제압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머리를 걷어차고 짓밟는 장면이 담겼다. 쓰러진 남성의 동행으로 보이는 여성이 손으로 남성의 머리를 감싸보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영상이 공개되자 분노한 수백 명의 군중이 24일 저녁 맨체스터의 로치데일에 있는 경찰서 밖에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동영상에 등장하는 경찰관은 백인이고, 폭행당한 남성은 무슬림으로 보인다며 이번 폭력 사건은 경찰의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했다. 영국 무슬림 협의회 역시 이 영상에 대해 “깊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영상에서 머리를 밟힌 남성의 가족 변호사인 아흐메드 야쿱은 “남성의 상태가 하룻밤 사이에 악화되었고 뇌에서 낭종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GMP)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관 1명이 작전 업무에서 해임됐고 해당 사건을 독립 경찰 지휘국(IOPC)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차우드리 경찰서장은 "맨체스터 공항에서 발생한 사건을 담은 영상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은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며, 사람들이 이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 과정에서 이러한 무력을 사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경찰관을 작전 업무에서 해임했으며, 경찰의 대응을 독립 경찰청에 자발적으로 회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OPC는 GMP의 의뢰를 평가하고 "어떤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 대변인은 "23일 오후 8시25분께 공항에서 이용객들끼리 다툼을 신고받고 총기를 소지한 경찰들이 공항으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이 용의자 중 한 명을 체포하려고 시도했을 때 용의자한테 폭행을 당했다"며 "사고로 경찰관 3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여성 경찰관 1명은 코뼈가 부러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참석한 경찰관들이 총기 담당 경찰관이었기 때문에 이번 폭행 과정에서 총기를 빼앗길 위험이 분명히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