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무서웠다" 여자 복싱 사상 첫 메달 임애지, 경기 후 한 말[올림픽]
컨텐츠 정보
- 3,440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여자 54㎏급 8강전 콜롬비아 선수에 판정승
2012년 한순철 이후 12년 만의 韓복싱 메달
4일 오후 튀르키예 선수와 준결승서 맞대결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준결승에서 한국의 임애지가 콜롬비아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와의 대결에서 판정승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여자 복싱 선수 최초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금자탑을 쌓았다.
임애지는 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대2(30대27 30대27 28대29 29대28 28대29)로 판정승했다. 이날 승리로 준결승에 진출한 임애지는 동메달 결정전이 따로 없는 올림픽 복싱 종목 특성상 메달 획득을 예약했다.
임애지가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빌팽트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54kg급 준준결승에서 콜롬비아 예니 아리아스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빌팽트=성형주 기자
한국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임애지가 처음이다. 또한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초반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도했다. 차분하게 점수를 쌓아가던 임애지는 최종 3라운드 들어 상대의 거센 반격에 고전했지만 침착하게 유효타를 날리며 선전했다. 결국 5명의 심판 중 3명이 임애지가 우세했다고 판단했다. 주심이 판정을 하며 손을 들자 임애지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치열한 승부를 벌인 직후 김애지는 알록달록한 ‘오륜기 안경’을 쓰고 활짝 웃으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진입했다. 하지만 밝아보이던 그는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사실은 너무 무서웠다"며 의외의 답을 내놨다.
임애지는 스텝을 통해 상대와 간격을 유지하는 아웃복서이며, 카스타네다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다. 링에 올라갈 때부터 누구 한 사람은 쓰러져야 경기가 끝날 것 같다는 표정을 보였던 카스타네다는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말 그대로 돌격했다. 임애지는 "상대가 원래 파워풀한 선수다. 전략을 많이 세웠는데, 내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으로 상대 공격을 흘려보내) 엇박자가 나오는 게 정말 즐겁다. 그럴 때는 내 페이스대로 경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워낙 치열한 경기라 임애지는 최종 판정이 나올 때까지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최종 승리는 임애지가 거머쥐었다.
그는 "제가 여자 복싱 최초로 유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었다. 그때 최초라는 말을 들어서 무척 뜻깊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여자 최초 타이틀이 더 뜻깊다"고 했다.
이어 임애지는 "선생님들이 (8강 경기를 앞두고) 한 번만 이기면 메달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저는 '(금메달 따게) 세 번 이길 거예요'라고 말했다. 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