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 /뉴스1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한국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임애지가 처음이다.

임애지는 인파이터 유형의 카스타네다를 상대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카스타네다는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카스타네다는 저돌적으로 임애지에게 덤벼들었다. 카스타네다는 힘을 실은 주먹을 연신 날렸지만 임애지는 장기인 풋워크(발놀림)를 앞세워 상대가 파고들 간격을 주지 않고 견제했다.

2라운드 역시 임애지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경기는 마지막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양 선수 모두 심한 체력 소모로 난타전을 주고받은 가운데, 임애지는 펀치를 끝까지 내면서 점수를 땄다. 3라운드까지 경기가 끝난 뒤 주심이 임애지의 손을 들자, 임애지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임애지에게 경기 소감을 묻자 “사실은 너무 무서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는 원래 파워풀한 선수”라면서 “내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 공격을 흘려보내) 엇박자가 나오는 게 정말 즐겁다”며 “그럴 때는 내 페이스대로 경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제가 여자 복싱 최초로 유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었다”며 “그때 최초라는 말을 들어서 무척 뜻깊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여자 최초 타이틀이 뜻깊다”고 감격했다.

임애지는 한국 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