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세차에 순댓국 나눔까지”…인천 전기차 화재 아픔 씻어주는 훈훈한 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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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여파로 재 쌓인 차량. [사진 출처 = 연합뉴스]최근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천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무료 세차나 식사를 제공하는 등 동네 사장님들의 훈훈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기계식 세차장을 운영하는 김영호(36·남)씨는 최근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해 이날부터 이틀 동안 무료 세차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벌써 50대가 넘는 차량이 김씨의 세차장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 토요일인 엊그제부터 전기차 화재 피해를 입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재가 쌓이거나 그을린 차량을 몰고 간간이 세차하러 오셨다”며 “돈을 받으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세차장에게 화재 피해 차량을 맡겼더니 최소 60만원에서 최대 80만원까지 요청했다는 말에 ‘세차 봉사’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개업한 김씨의 세차장은 높은 수압으로 자동 세차를 하는 곳이다. 차 한 대당 세차비로 1만∼1만5000원을 받지만 그는 이틀 매출 600만원을 포기한 셈이다.
가게 앞에 붙인 무료 식사 제공 공지. [사진 출처 = 연합뉴스]청라국제도시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김도희(34·여)씨도 전날 점심과 저녁 시간에 화재 피해 아파트 주민들에게 무료로 따뜻한 끼니를 건넸다. 그는 지난주 화재 후 아파트에 수돗물이 끊겨 씻지도 못한 채 식사하러 온 일가족 손님을 보고 뒤늦게 심각한 상황을 듣게 됐다.
김씨는 “가게 인근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건 뉴스를 보고 알았지만 수돗물까지 끊긴 줄은 몰랐다”며 “밤늦게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 일가족 손님에게 ‘운동하고 오셨나 봐요’라고 철없이 말을 건넸다가 뒤늦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요일은 가게 정기 휴무일이지만 직원 1명에 직장 다니는 친구 2명까지 불러 순댓국 300인분을 준비했다”며 “뭐라도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화재 후 단전과 단수로 행정복지센터 등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는 입주민 180명은 전날 김씨의 가게에서 순댓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 등 모두 2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40여 대가 불에 타고 100여 대는 그을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