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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목숨 앗아간 방화…'외상값' 때문이었다[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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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많은 것 확인하고"…방화범의 치밀한 계획
대법원서 무기징역 확정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8년 8월 6일, 주점에 불을 질러 34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범 이모(55) 씨가 사건 발생 50여 일 만에 검찰에 송치됐다.

이씨는 6월 17일 오후 9시 53분께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 입구에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이 사건으로 개그맨 김태호 씨를 포함해 해당 주점 안에 있던 손님 중 5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입는 등 3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개그맨 김씨는 자선골프대회 사회를 보기 위해 군산에 와 이날 지인들과 술 한잔 하려고 클럽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김씨는 1991년 KBS 개그맨 공채로 데뷔해 KBS ‘6시 내고향’ 등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행사 전문 MC로 활동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많은 인명피해를 노려 주점에 사람이 많은 시간대를 노려 범행을 계획했고 불을 지른 뒤 출입문을 마대걸레로 봉쇄하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범행 직후 주점에서 500여 m 떨어진 선배 집으로 달아났으나 범행 3시간 3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외상값이 10만 원인데 술집 주인이 20만 원을 요구해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방화 과정에서 몸에 불이 붙어 전신 70%에 2도 화상을 입고 경기도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1심 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참혹하게 죽었고, 지금도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피고인은 피해자나 유족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지 않았고 피해 보상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기보다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 평생을 뉘우치고 속죄하면서 살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고통 속에 신음하는 피해자들과 유가족, 그리고 우리사회에 끼친 악영향이 매우 크다. 생명을 부정하는 극악한 범죄에 그 어떤 용서도 이해도 바라선 안 된다”며 이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씨와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한 후 불을 지르고 문을 닫은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한 우연이나 미필적 고의를 해당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동안 용서를 받지 못했으나 최초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심에서 피고인에게 선고한 무기징역형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이후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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