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악마’라 부르던 ‘이 남자’…“난 오타쿠” 고백, 뭔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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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네이버웹툰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서울대학교 재학 당시 “내성적인 오타쿠였다”고 밝혔다. 만화를 좋아하던 취미를 살려 웹툰 사업에서 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인간의 행복은 성공에서 비롯한다”며 “다만, 사회가 정의하는 성공이 아닌 각자가 정의하는 성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만화 사업에서 좋아하는 동료와 즐겁게 일하는 것’을 행복의 기준이자 성공의 정의로 생각했다”며 “나스닥 상장을 달성한 지금보다 지난 20여 년간이 저에게 더없는 성공의 순간이자 행복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김 대표는 서울대 응용화학부(현 화학생물공학부) 97학번으로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웹툰 사업을 주도한 뒤 대표 자리까지 올라 ‘직장인의 신화’라고도 불린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만화책을 8000여 권 사들일 정도로 만화광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축사에서도 “대학 재학 시절 내성적인 오타쿠 성향의 사람이었다”며 졸업 당시 학점이 2.0001로 학과 꼴찌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입사 후 웹툰 사업에 사재를 털어 넣기도 했다. 그는 축사에서 “웹툰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경영진 컨펌도 안 받고 몰래 시작했다”며 “초기에는 지원을 잘 받지 못해 웹툰의 첫 번째 공모전은 석 달 치 월급을 사비로 써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웹툰 사업을 초기부터 함께 해온 만큼 유명 웹툰 작가들과의 인연 또한 알려져 있다. 이말년 작가는 김 대표를 “만화를 한 주 ‘빵꾸’내면 악마로 돌변한다”며 ‘기안84의 천적’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기안84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준구 형님 아니었으면 나는 이렇게 못 살았다”고 털어놨다.
이말년 작가 웹툰에 소개된 김준구 대표.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한편, 김 대표는 지난 7월 웹툰엔터테인먼트로부터 400억원가량의 현금 보상을 받았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김 대표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1만4815주와 현금보너스 3000만달러(약 400억원)을 지급하기로 의사회 결의 후 승인했다.
RSU는 특정 기간 목표 달성 시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은 ‘주식을 특정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면, RSU는 ‘주식’을 제공해 액면가 그대로 보상액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