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북 송금’ 이재명 측 “재판부 바꿔달라” 요청...법원, ‘기각’
컨텐츠 정보
- 7,283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불법 쌍방울 대북 송금’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재판부를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8일 오전 이 대표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대표 등은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 변호인은 재판부에 재배당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현 재판부가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검토하고, 1심 판결을 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 사건의 수사기록을 사전에 검토하고 이재명 피고인을 대면하는 셈이 됐다”며 “이 사건을 맡는 건 무죄추정의 원칙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 재판부는 지난 6월 이 전 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변호인은 이어 “현 재판부가 검토한 수사기록에는 이재명 피고인이 증거로 동의하지 않을 증거도 포함돼 있을 거고, 공정한 재판 의지를 가지더라도 사건에 대한 예단과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일반인의 시각에서 볼 때도 공정할 거란 확신이 들기 힘들고, 이제 1심 심리를 앞두고 있는 변호인 입장에서 본다면,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사건을 심리해야 공정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검찰 측은 “재배당 요청 자체가 통상의 공범 사건에서 보기 힘든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부 기피 사유는 소송법상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는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본 사건은 그러한 사유가 없다”며 “이는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주장”이라고 했다.
양측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재배당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와 심리 정도에 비추어 재배당 못 할 사건은 아니다. 사유가 문제”라며 “내부적으로 검토해봤는데 이번 경우와 반대되는 사례, 예를 들어 당사자가 동일하거나 동일 피고인이 있을 경우 관련 사건을 (같은) 재판부에 배당하는 경우의 예규는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한 명확한 실무상·법률 문헌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재배당 요청을 받아주면 자칫 또 다른 헌법 가치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또 “변호사가 말한 점을 무겁게 생각한다”면서도 “재판부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피고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을 심리를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해야지 재배당 형태로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