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가로막는 환경오염…남자는 '미세먼지', 여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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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곰국] 덴마크 암센터 연구팀 연구결과
미세먼지(PM2.5)에 5년간 노출된 남성 그룹 난임률 24% 높아…여성은 도로 교통 소음에 취약
5년 간 2.9마이크로그램(μg·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미세먼지(PM2.5)에 노출된 30~45세 남성의 난임 가능성이 24% 증가했다. 주변 평균보다 10.2데시벨(dB) 시끄러운 소음에 노출된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난임 가능성이 14%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이 대기 중 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난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오염이 인간의 재생산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로, 난임 정책을 세울 때 환경적 요인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메테 쇠렌센 로스킬레대 교수(덴마크암센터 연구원)가 이끄는 연구팀은 덴마크 성인 남녀 약 90만명을 대상으로 18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bmj'에 발표했다.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하지 못할 때 난임 혹은 불임(infertility)이라고 정의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부부 7쌍 중 1쌍은 난임을 경험한다. 국내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1년 국내 난임 시술 환자가 2017년부터 5년간 11.5배 늘었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평균 출생률이 OECD(경제개발기구) 평균 이하를 맴도는 상황에서 아이를 원하는 부부조차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연구팀은 "지금까지 대기오염과 정자의 질 사이에 부정적인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제기됐지만, 실제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며 연구 동기를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에서 2017년 사이 덴마크에서 거주한 30~45세 남성 53만명과 여성 38만명을 대상으로 18년에 걸쳐 이들의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추적 조사했다. 이미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이나 정관수술을 받아 반영구적 불임 상태가 된 이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구팀은 모든 참가자의 등록 거주지를 기준으로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와 도로 교통 소음 수준을 계산했다. 이를 국가 환자 등록부에서 제공한 난임 진단서와 비교했다. 소득, 교육 수준, 직업 등 난임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인은 통제했다.
그 결과, 18년의 추적 기간 남성 1만 6172명과 여성 2만 2672명에게 난임 진단이 내려졌다. 특히 5년간 2.9마이크로그램(μg·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미세먼지(PM2.5)에 노출된 30~45세 남성의 난임 가능성이 24% 증가했다.
여성의 난임과 미세먼지 간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도로 교통 소음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동안 주변 평균보다 10.2데시벨(dB) 소음에 노출된 35세 이상 여성의 난임 가능성이 14% 증가했다. 35세 미만 여성에게는 소음도, 미세먼지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은 조사 대상의 거주 지역이 농촌이든 도시든 상관없이 일정하게 나타났으며, 직업·경제적 수준 등 사회경제적 지위를 막론하고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왜 미세먼지는 남성의 난임에, 소음은 여성의 난임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경적 요인과 난임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데이터 기반의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범국가적 차원의 대기오염 및 소음 관리가 어떻게 출생률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