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져도 노산?”…서른 넘어 ‘첫 출산’하면 이런 위험이 [헬시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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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임상역학연구센터
2005~2019년 건강보험공단 자료 분석
“여성이 첫 아이 출산하는 적령기는 30대 초반”
지난해 방송된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캡처
[서울경제]
갈수록 늦어지는 결혼 시기로 인해 출산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출산 시점을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을 노산으로 분류하지만, 주위에서는 노산이 아닌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연예계에서도 40대에 첫 출산을 하거나 여성 연예인이 “지금 아기를 가져도 노산”이라며 걱정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이 첫 아이를 낳는 가장 적절한 시기는 30대 초반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시기를 넘기면 조산 위험은 물론 고혈압, 당뇨 등 임신과 관련된 각종 합병증 위험이 뒤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오수영·성지희 산부인과 교수와 조주희·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5년~2019년에 첫 아이를 낳은 여성 368만 5817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산모를 25세 미만, 25~29세, 30~34세, 35~39세, 40~44세, 44세 초과 등 5개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에 따르면 첫 아이를 출산하는 초산모의 나이는 점점 증가했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이 되는 35세 이상 초산모 비율은 2005년 18.15%에서 2019년 38.42%로 2배 이상 뛰었다. 40~44세 초산모는 2005년 기준 15.96%에서 2019년 30.44%로 늘었고 44세 이상 초산모는 2.06%에서 7.47%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오수영·성지희 산부인과 교수와 조주희·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첫 아이를 낳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임신 합병증 위험도 커졌다.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에서 2.5%인 반면 44세 초과 그룹에서 10.2%로 4배 가량 높았다. 제왕절개 수술률은 25세 이하에서 29.5%였으나 44세 이상에서는 74%까지 증가했다. 조산의 원인 중 하나로 분만 시 대량 출혈을 일으키는 전치태반 발생 위험도 25~29세와 비교했을 때 35세 이상은 2배, 40세 이상은 3배 가량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산모의 연령이 많을수록 아이를 조산할 확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5~29세를 기준으로 30~34세 산모가 아이를 조산할 상대적 위험도는 7% 증가에 그쳤지만 35~39세는 26%, 40~44세는 55%, 44세 이상은 85%까지 뛰었다. 조산의 주요 원인인 다태임신을 보정했음에도 산모 나이가 많아질수록 조산할 위험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산모 나이가 증가할수록 아이가 자폐·뇌성마비에 걸릴 위험도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산모의 나이 25~29세를 기준으로 약 10년간 출생아의 질환별 발생 위험을 살펴본 결과 40~44세 출산 시 자폐 위험도는 29%였고 44세를 넘어서면 50% 이상 증가했다. 뇌성마비는 40~44세 출산 시 29%, 44세를 초과하는 경우 54%로 위험도가 커졌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 여성의 첫 출산 최적 연령을 30대 초반으로 꼽았다. 또 초산모에 한정되는 결과로 두 번째 이상 임신인 경산부면 산모가 고령이라도 위험도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출생아 질병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인 남편의 연령을 함께 분석하지 못한 점은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된다.
오 교수는 “산모 연령 증가에 따른 조산, 장기 예후에 대한 영향은 최근 여성들이 선택하는 난자 동결 같은 방법만으로 대처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 내 환경이 중요하다. 임신 합병증뿐만 아니라 출생아의 장기 예후도 산모 나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만큼 적정 시기에 출산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