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로켓 폭발, 대기권 구멍냈다…"위성통신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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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스페이스X의 초대형 발사체인 스타쉽이 공중에서 거대 폭발을 일으키면서 지구 대기 상층에 오존층 구멍을 냈다. 수천 km 길이로 뻗은 이 구멍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 야슈케비치 러시아 이르쿠츠크 태양·지구물리학연구소 연구원팀은 로켓 폭발로 발생한 구멍은 향후 정밀한 위성 항법이 필요한 자율주행 자동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난달 26일 ‘지구 물리학 연구 레터스’에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18일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만든 로켓 중 가장 크고 강력한 스타쉽 로켓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발사했다. 로켓은 재사용을 위해 안전하게 회수되도록 설계됐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만 고도 90km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150km 고도에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연구팀은 이 거대한 폭발이 전리층에 미친 영향을 살폈다. 전리층은 태양 방사선으로 인해 일부 대기 분자들이 전리된 대기권으로 고도 약 50~1000km 구역을 의미한다.
전리층을 이루는 대기 분자는 전자나 양전하를 띤 이온화된 입자들로 구성돼 있다. 전리층을 통과하는 위성 신호는 이온화 밀도에 따라 굴절 정도가 달라진다. 전리층에 구멍이 나는 등 밀도에 변화가 생기면 신호를 왜곡하거나 위치 오차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위성 항법 신호를 수신하는 북미와 카리브해 2500개 이상 지상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스타쉽 폭발은 음속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충격파를 발생시켜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서 미국 남동부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 거의 1시간 동안 상공에 구멍을 냈다는 점을 발견했다.
로켓 배기가스는 폭발이 없더라도 전리층에 일시적인 구멍을 일으키는 화학반응을 유발할 수 있지만 충격파에 의해 훨씬 더 큰 구멍이 형성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구멍은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근처에 떨어진 역사적인 유성이 만들어낸 구멍의 규모를 능가한다”며 “이로 인해 전리층 교란이 발생하면 위성 항해뿐 아니라 통신, 전파 천문학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로켓 발사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